이진우 선생님, 군자출판사와 제휴를 통해 책 내용 및 그림을 제공합니다.
무단 복제/배포 금지.
KEYWORDS:
Wilhelm Conrad Rontgen
물리학자였던 빌헬름 뢴트겐은 화학자였던 루이 파스퇴르처럼 의학과는 전혀 다른 영역에 속해 있
었지만,‘ 엑스선’의 발견으로 의학계의 지평을 완전히 바꾸어 놓을 만큼 커다란 기여를 했다.
어려서부터 혼자놀기를 좋아하던 뢴트겐은 부모님의 바람과는 달리 퇴학과 대학입시 실패로 정식
입학생이 아닌 청강생 자격으로 독일 위트레흐트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게 된다. 하지만 이런 상황이
오히려 흥미가 있는 과목들만 집중해서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며 뢴트겐에겐 전화위복의
기회가 된다. 결국 몇 년 지나지 않아서 뢴트겐의 놀라운 집중력을 인정한 교수들은 그를 정식으로 대
학에 다닐 수 있도록 도왔고, 1869년에는 취리히 대학에서 박사 학위도 받게 된다.
‘뢴트겐의 실험실은 수많은 음극관과 코일, 전기와 관련된 온갖 부품과 장치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
었는데, 이런 무질서야말로 어쩌면 위대한 발견의 조건일지도 모른다.’
그의 조수중 한 사람의 말처럼 뢴트겐은 발 디딜틈없이 어지러운 자기 실험실에서 새로운 유형의
음극관이 나올 때마다 그걸 고안한 사람의 방식대로, 또 자기 나름의 방식대로 실험을 반복했다. 그리
고 마침내 1895년말 엑스선으로 투과된 아내 안나의 손사진을 실은 <새로운 광선에 대하여>란 4천 단
어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짧은 보고서를 학회에 보고하게 된다. 하지만 그의 연구결과는 1896년 한해동
안 49권의 책과 논문에 언급되었고, 신문에서는 총 1,044번의 관련기사를 싣게 된다.
그 후 엑스선이 옷을 투과한다는 게 알려지자 정숙한 여성들은 누가 자기 몸을 엑스선으로 훔쳐볼
까봐 두려워서 떨었고, 덕분에 엑스선을 막아준다는 내용으로 광고했던 런던의 속옷가게는 짭짤한 재
미를 보게 되었다.
from Mavericks, miracles, and medicine -Julie M. Fenster
Courtesy of Francisco Claro